"아니 여기 신발을 신고 걸으면 어떡해?”
나이 좀 더 많은 어르신이 좀 적은 두 사람에게 언성을 높인다.
두 사람은 어이가 없다는 듯,
“그냥 갈 길 가세요” 대꾸한다. “신발들을 신고 오니 개똥도 묻고 더러워 지잖아” 계속 언성을 높인다.
갯골 산책로를 지나다 들은 얘기다.
한 두 달 전부터 맨발걷기 코스가 가장자리에 마련되었다. 신발 신은 사람도 무수히 보았고, 주말에 자전거가 일렬로 그 코스를 달리는 것도 보았다. ‘신발까지는 뭐라 할 것이 못되지 않을까, 자전거는 좀 그렇지만’ 그렇게 생각하고 지나쳤다. 그런데 안내 게시판에는 보니, 신발 신지 말고 맨발로 걸으라는 말은 있고, 자전거에 대한 내용은 아예 없다.
- 주영경, 20일 아침 갯골에서